소통이 정답이다
조리실무사 곽영미
급식소 분위기가 왠지 어둡다. 영양사의 무거운 발걸음이 일하는 우리한테까지 느껴진다.
유치원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조리사님, 실무사님 아무래도 고민 좀 하셔야겠는데요....”
“네 !!!! 그래도 설마 우리한테 먼저 의견을 물어보고 진행하지 않을까요??? 설마~~~~”
설마가 주는 느낌은 엄청나게 크게 현실로 다가왔다. 거의 18년 급식소 조리원 (처음 호칭)으로 근무하면서 맞이하는 변화는 전보라는 제도. 확신보다 두려운 감정이 앞서서 전보라는 체제가 우리한테는 넘 무서운 변화로 왔었다.
그 과정을 겪고 새로운 마음으로 배정받은 곳은 공립유치원... 하지만 학교라는 시스템은 모조리 버려야 했고 새로 배우고 익혀야 했다. 일단 늘 사용하던 기계사용법은 없어지고 새로게 배워야 했고 제일 황당하게 만든 시스템은 ‘간식’시간이라는 놀라운 제도라는 것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점심 급식 시스템으로 전처리, 조리 , 배식, 청소 시스템으로 급식이 끝나고 나서는 정말 누가 옆에서 쓰러져도 모를정도로 각자 일을 해 나가기도 벅찼다.
하지만 여기 유치원은 학교 일은 똑같은데 청소 마무리를 1차로 하고 있으면 옆에서 두분이서 바로 간식에 들어가는 재료 또는 준비를 하면서 음식을 만들어 내야한다. 다만 급식은 각 반에 배달하는 형식이고 주어진 급식시간을 지내고 나면 다시 식판과 그릇을 수거해서 다시 청소를 해야하는 하루에 두 번의 급식을 하게 만드는 시스템에 너무 놀라웠다. 다만 내가 여기로 배정 받기전에 이런 시스템이 있다고 알려주거나 선택사항이 아니라서 어쩔수 없이 묵묵히 받아 들이고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낼려고 마음을 비우고 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힘든 일도 알아주지 않으면서 방학때 급식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앞이 캄캄했다. 뭐니 해도 급식소에서 일하는 강도가 너무 세다는 것이다.
일단 인원이 적어서 각자 맡아서 하는 일이 다른 학교랑 비교했을 때 너무 범위와 일이 많고 또 뭐니해도 같은 일을 두 번씩 한다는 것이 사람을 일에 쩌들게 한다는게 너무 컸다.
그런데 여기에 방학이라는 우리의 희망과 숨통을 트이게 하는 우리만의 휴식 공간이 없어지고 12달 계속 일하게 된다고 하니 캄캄할 수밖에.......
이런 일이 유치원 원장들의 모임에서 차츰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그러면서 점점 확정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너무 어이가 없었다...
최종 합의를 다 본 상태에서 우리에게 의견을 물어본다고 오후 시간 짬을 내서 면담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의 일 상태나 몸 상태를 묻기보다 어떻게 할거냐의 물음이 오히려 우리를 서럽게 만드는 상황이 되었다.
당연한 결과 “우리는 방학때 일하는걸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분들한테는 이런 결과가 황당했는지 교육청과 손을 잡고 다시 방학때 급식하는 방향을 다시 모색하고 있었고 우리의 눈치싸움은 힘겹게 이어가고 있었다.
교육청의 결과 각자 유치원 알아서 방학 급식을 추진하라는 이야기....
다시 한번 코로나19사태처럼 차별적인 대우가 우려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나 방향도 못 잡고 나만의 일이 것처럼 힘들어 할 때 노조측에서 손 빠르게 유치원의 영양사, 조리사, 실무사 등의 방을 만들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주면서 서로 의견과 방법, 지금 우리가 처한 사항을 서로 공유하면서 의지하고 서로 뭉치는 계기를 보여 주었다.
교육청에 유치원 급식소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면담을 신청하고 모두 모이게 되는 순간은 오히려 우리의 존재가 너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어진 일이라고 하라면 해야하는가 보다’보다도 우리의 목소리도 낼수 있었어, 오히려 우리의 목소리를 그래도 귀담아 듣겠다고 교육청 각부서 실무자들이 나와서 우리의 고충을 듣고 있는 이 상황 마저도 그래도 우리가 잘 하고 있는거라고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그 상황의 내용 중에 우리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이 “그럼 월급을 고려하면 급식을 할 수 있는건가요?” 역시 원장 선생님과의 면담에서도 돈으로 우리의 급식행동을 알아보시려고 하던데 여기 교육청 실무자들도 돈으로 우리의 모든 행동을 결부 시키려고 하는 행동에서 마음이 많이 상했다....
우리가 왜 방학급식을 힘들어 하는지 뿌리부터 알고 시행와 면담을 해야 하는데 우리의 의견을 무시하고 알아보지도 않고 시행한 결과 교육청 유치원 원장과 대립은 예고된 법칙이었으리라.....
사람이 하는 일이다. 왜??? 어떻게???가 먼저가 아닐까........
유치원 방침은 항상 아이들이 우선이라며 우리보고 항상 아이들을 먼저 위하는 마음으로 급식소에서도 아이들에게 웃는 얼굴로 대하라고 하는데 그게 내 몸과 마음이 편해야 자연스러운 웃음과 행동이 나오는데 그냥 인위적인 행동으로 무슨 아이들을 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사소한 일인거 같지만 조금한 일에도 이제 관심과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돌아보게 된다. 방학 급식 방법을 찾는 과정이 우리한테 많은 혜택을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번 일로 인해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 방침이 많이 참작되었다고 보여진다..,,
이번 일도 우리 모두 방향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 할 때 빠르게 행동으로 보여준 노조의 대처에 너무 감사하다...
조그만 촛불이 오히려 밝게 빛 날수 있는 횃불로 만들어 주었으니.......
어려운 일을 겪으므로서 그 사람의 됨됨이와 소중함을 느낀다는데 난 솔직히 이번 일에서 좀 등한시 한 경우에 속했다.
싫으면 다른데 전보 신청이나 하자고 ....
하지만 입원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되어 제대로 업무보기도 힘든 와중에도 앞장서서 우리들을 하나의 집합단체로 만들어 주신 조희진 영양사님께 너무 감사하고 나의 마음상태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어 이번 사태에도 그래도 한발 나갈수 있게 해준것에 감사합니다.
어렵거나 해결이 막막할 때 우리 곁에서 도와준 노조분께도 너무 감사합니다.
막상 닥쳐봐야 그 존재를 안다고 하는데 이번일로 너무 그 존재의 고마움의 느낍니다.
앞으로 조그만 소망이라면 다치지 않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잘 보내고 정년퇴직하는 것이 바람이고 급식소에 관련된 일은 윗분들의 안일한 생각으로 실행에 옮기지 마시고 현장에 일하는 사람의 목소리부터 듣어주시고 같이 방법을 찾는 협조적인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사람의 소리를 듣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