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감은 진보 보수 진영 논리에 벗어나, 아이들과 학부모를 위한
교육 정책을 적극 추진하라!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을 교육의 주체로 인정하고 법적 신분을 보장하라!
새 교육감들은 교육 관료들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라!
말 많고 탈도 많았던 교육감 선거가 끝이 났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후보 난립으로 교육 철학이나 교육 정책으로 대결하기보다는 후보 단일화가 승패를 가르는 정치공학적 구도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깜깜이 선거’로 불릴 만큼 무색했고 낮은 선거율은 있던 표심마저 무효표와 기권표를 양산해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이후 더 심각해진 학력 격차와 기초학력 저하 문제는 성인이 돼서도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걱정해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교육감 선거의 민심은 진보 교육감 9명, 보수 교육감 8명을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반반으로 갈렸다. 진보, 보수를 떠나 공통적으로 교육 격차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왔던 만큼 앞으로 지자체 교육의 수장으로서 해결책을 잘 제시해주길 바란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새 교육감들은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를 위한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교육감은 80조가 넘는 예산과 100만 명에 이르는 교원 공무원, 교육공무직과 비정규직 강사 등의 인사권자다. 17개 시도교육감 중 8명은 초선이다. 진보/보수, 정치 성향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아이들만 생각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일 것이다.
코로나 이후 학교의 기능은 확대됐다.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교육감 후보들은 안전한 무상급식과 방과후학교, 돌봄 확대, 교육복지 강화를 강조해왔다. 이런 학교의 기능을 학교비정규직으로 불리는 교육공무직과 비정규 강사가 담당한다. 이들은 전체 교직원의 43%를 차지한다. 하지만 법적 신분은 고사하고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법적 신분을 명확히 하고 임금체계 개편 등으로 차별을 해소하 하는 것도 교육감의 역할이자 책무이다. 이와 함께 급식, 돌봄 등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 정책 추진과 함께 학교비정규직의 큰 과제인 방학중 비근무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36만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과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한다.
아이들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학교급식노동자의 1인당 식수 인원은 다른 공공기관보다 2~3배 높고 압축노동, 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근골질환과 폐암 등 직업성 질환에 상시 노출돼 있는 근본적인 이유도 인력 부족 때문이다. 따라서 새 교육감들은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급식실 인력확충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보여주기 행정이라도 좋으니, 임기 시작하면 학교급식실에서 급식노동자와 함께 급식복을 입고 단 하루만이라도 땀 흘려 일해 보길 제안한다.
2022년 하반기 새 교육감들의 첫 번째 학교노사관계 시험대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의 집단임금교섭이 될 것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올해 6년차 집단교섭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를 바란다. 약 20만여 명의 교육공무직과 비정규직 강사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집단임금교섭에 교육감이 직접 교섭 대표로 나와 전국적으로 단일한 학교비정규직 임금체계 개편 로드맵을 합의하면 향후 4년 임기는 평화적 노사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7월 1일이면 새 교육감의 임기가 시작되고 국가 교육 정책 10년을 설계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교육감들은 임기 초반 교육 관료들에 휘둘리기보다 학교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라. 진보 보수를 가리지 말고 다양한 교육의 주체와 단체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세심한 교육 정책을 세울 수 있다. 교육(敎育)은 사람을 키우는 것이며 그 일 또한 사람이 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22년 6월 7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