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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교비정규직작품공모전 장려상] 이준길 / 正規직과 批正규직

  • 학비노조
  • 1968
  • 2021-11-30 13:15:33
正規직과 批正규직


운동부지도자 이준길
 
Why! 정규직이 되어야 하는가?
 
◎ 지도자에서 교육자로!
비정규직 학교지도자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우리나라 체육교육과 엘리트 교육현장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엘리트란 학교 운동부를 이야기한다. 중학교 시절 체육 시간에 體育이라는 한자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體育은 한자 그대로 신체를 기르는 과목이다. 영어로는 physical education으로 이 또한 신체를 교육하는 것이다. 교육은 인간의 올바르고 행복한 삶이라는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최소한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엘리트 학생선수 육성은 신체를 교육하는 것으로 엘리트 ‘훈련’, ‘지도자’와 같은 단어를 ‘교육’, ‘교육자’라는 선택으로 바꾸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엘리트 선수 육성을 교육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전문적인 신체기능을 교육한다.
학교현장에서 엘리트 선수에게도 신체기능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는 학교 체육과는 다르게 전문적인 기술 및 신체기능을 교육받음으로써 학교를 대표하고 나아가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육성되어 간다.
체육은 ‘신체활동’을 통해 행동 및 마음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른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은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이며 여기에 필요한 것이 이론 및 신체에 대한 교육이다.
엘리트 학생선수 교육은 특정 스포츠 종목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세심하며 구체적으로 뚜렷한 교육이 강조된다. 이 또한 체육수업과 같은 맥락으로써 필요한 자질과 역량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두 번째, 엘리트 선수교육은 전문적인 기술 및 근력(힘)의 움직임이다.
엘리트 학생선수 교육은 크게 신체의 교육과 인성교육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신체 교육은 전문 기술을 교육함과 동시에 특정 스포츠 종목에 적합한 근육의 성장 및 사용을 교육한다. 이와 같은 신체 사용은 이론으로 학습할 수 있지만 교육자가 직접 경험한 것과 경험하지 않은 것의 차이는 확연히 나타난다. 기술과 근력(힘)의 사용은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 엘리트 선수 교육과정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학생선수의 심리 및 정서적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교류 또한 전문적인 선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세 번째, 품격을 갖추기 위한 행동 조절능력을 교육한다.
최근 도쿄올림픽에서 볼 수 있었듯이 최고의 성적만을 위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과정과 경기가 끝난 이후의 태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올바른 품격 즉,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엘리트 학생선수 교육과정에서 인성 및 예절교육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나의 선수 시절 “훌륭한 선수보다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학생선수가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달함으로써 나타나는 심신의 변화를 조절하지 못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도 볼 수 있다.
이처럼 학생선수의 문제 행동을 예방하고 교정하는 것이 엘리트 교육이며 청소년들의 긍정적인 에너지 발산을 위해 스포츠 참여를 권장하는 것이 여기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는 규칙과 스포츠 정신이 존재하며 스포츠 정신이 바로 인성 그 자체이다. 규칙을 준수하는 연습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도덕적인 규범을 갖추게 된다. 또 다른 한편으로 나타나는 엘리트 선수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더욱더 인성교육의 접근이 필요하다.
학생선수에게 운동기능을 비롯해 인성교육과 같이 다양하고 전문성 깊은 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학생선수를 교육하는 교육자로 역량이 강화되고 발휘되어야 하며 ‘교육자’라는 인식을 통해 조금 더 성숙하고 연구하는 자세의 교육자로 나아가야 한다.
 
◎ 학교 체육과 엘리트 스포츠 살펴보기
 
첫 번째, 체육과 엘리트 스포츠의 이질성

학교 체육과 엘리트 스포츠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체육 교사는 임용시험을 통해 교사가 되고 학생선수 교육자는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해야 한다. 이질성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학교 체육은 정규교과 과정에서 출발하였고 엘리트 스포츠는 교육과정과 별개의 부서로 운영되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 중심이 되었다. 엘리트 스포츠는 학교를 빛내거나 학생선수들의 성과달성과 인기스포츠 위주로 운영이 되었다. 경기결과에 따라 엘리트 스포츠 부서의 존폐와 함께 엘리트 교육자의 불안정한 고용 형태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이질성은 경기결과에 따른 보상이다. 엘리트 학생선수 감독(교사)은 진급에 관련된 점수가 부여되고 엘리트 학생선수 교육자는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을 통해 포상금이 지급된다. 반대로 경기 성과가 부정적일 경우 감독(교사)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지만, 학생선수 교육자는 직장을 잃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직장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훈련과 처벌이 발생하는 ‘승리 지상주의’의 문제점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관심 밖의 체육과 엘리트 선수
2019년 OECD 주요국의 초등학교 의무교육과정 수업시간 비중 지표에 따르면 체육 및 건강 수업(시간)이 핀란드(9), 일본(10), 독일(11), 프랑스(13)으로 한국은 7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만 보아도 국내 체육 시간 및 건강에 대한 수업은 현저히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인간 지식의 교육과 동시에 평행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 바로 신체 교육과 건강이다. 우리의 몸은 모두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와 같은 근육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강한 정신과 신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체육 및 스포츠 수업과 같은 신체활동을 장려하는 교육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가 빠른 성장을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자본주의 사회가 요구한 것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보다 업무수행 능력이다.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한 체육과 스포츠 참여는 경제 및 시간의 여유를 확보한 다음 여가로서의 참여가 이루어지게 된다. 결국, 높은 연봉의 대기업 또는 공무원이 되는데 필요한 과목이 교육현장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체육을 뺀 공부는 직장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좋은 직장은 삶의 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학생선수 교육자로 살아가기.
학생선수 교육자의 삶을 살펴보는 것은 교육자의 권리를 획득하고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을 다지기 위함이다.
현장에서 학생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실질적인 실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체육 중학교 복싱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새벽 6시에 훈련을 시작으로 오후 6시까지 전공 교육시간을 통해 학생선수를 교육하고 있다. 기숙사를 생활하는 점에서 24시간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체육고등학교 출신으로 학교생활을 잘 알고 있으며,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정규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함께 학생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크고 작은 보람을 느끼는 것은 내 삶에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이다. 운동선수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지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지도자가 되는 상상을 해봤으며 좋은 기회가 찾아와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이면에 현실적인 걱정은 최저시급에 근접하는 급여다. 생활비를 제외하고 적금을 넣어 결혼자금을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어떻게든 아끼고 아껴서 생활하고 퇴근 후 야간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지만, 새벽 훈련이 있어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경제적인 걱정이 앞서 학생선수 교육에 전념할 수 없는 현실은 안정적인 급여측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선수를 교육하는 것도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급여를 충족하기 위해 또 다른 직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학생선수를 교육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허비하게 된다. 경제적인 안정보다 지도자로서 학생선수를 교육하고 육성하는 경험을 쌓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겠지만 현실은 경제적인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나는 최근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진로탐색 과정’의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에는 담지 않았지만 대부분 학생선수는 비정규직 지도자의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규직을 반대하는 공무원의 이야기는 우리가 정규직이 되면 후배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한다. 요즘 학생선수들도 직업에 대해 빠르게 파악하고 흐름을 알아가고 있으며, 조금 더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학생선수들은 공무원, 직업군인, 개인 사업을 생각하지 비정규직의 학생선수 교육자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점에서 간단히 진행되는 부분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특정 집단 및 조직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체육 정책으로 다양한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흐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경제적 안정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권리를 획득하는 것은 직업에 대한 자긍심, 애사심을 바탕으로 학생선수의 권리 보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학생선수 교육자의 안정적인 면은 학생선수에게 직⋅간접적으로 신뢰와 안정감을 공유할 수 있다.
 
◎ 승리 지상주의와 비정규직의 관계.
학생선수가 경험하는 교육의 의미는 모두 똑같이 전달될 수는 없지만, 학생선수에게 열정을 쏟은 만큼 빠르게 경기결과로 나타난다. 깊게 자리 잡은 승리 지상주의는 선수를 교육하는데 단 하나의 목표에만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 승리에 포함된 포상은 선수 및 교육자에게 적극적인 동기 부여는 되겠지만, 일회용 선수 및 지도자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해 포상금이라는 맹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차별적인 훈련은 부상, 은퇴, 폭력 등과 같은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상급학교 진학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등 승리를 통한 포상금과 같은 대체보상을 추구하는 것이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종합해 보면 지도자에서 교육자라는 인식변화와 명칭변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전문적인 신체기능, 기술, 힘의 사용을 교육하고 있으며, 인성, 예절, 품격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자라는 명칭변경을 통해 학생선수를 교육하는 교육자의 직업 가치를 높임으로써 교육의 질 또한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현실적인 면에서 체육과 엘리트 스포츠의 이질성은 엘리트 스포츠가 좀 더 특별하고 특수한 부분임을 뒷받침해 줄 것이며, 체육 및 엘리트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변화를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학생선수 교육자의 정규직 전환을 통해 경제적인 문제해결과 동시에 승리 지상주의에서 벗어난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학생선수 교육자 환경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나무의 뿌리는 ‘교육’, 나무의 몸통은 ‘정규직이라는 직업의 형태’이며, 학생선수들의 경기결과는 곧게 뻗은 가지와 과실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질 높은 교육과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과정에 교육자의 안정적인 삶이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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