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학교급식노동자와 점심 한 끼 같이 먹읍시다!” “대통령은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발병 대책을 마련하라!” “죽음의 급식실! 정부는 학교 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라!” “노동강도 완화! 대통령은 학교급식실에 적정인원을 배치하라!“ “대통령은 산업재해 예방 강화 국정과제 지금 당장 이행하라!”
학교급식노동자 5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노동조합이 그렇게도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22년 5월 기준 근로복지공단의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재신청 현황에 따르면 산재신청 64건, 승인 34건, 불승인 5건, 진행 중인 건이 25건이다. 이중 산재인정을 받고 사망한 학교급식노동자는 현재까지 5명이다. 산재사망자가 5명에서 그친다면 다행이다. 노동조합은 산재신청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의 부고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죽어나가는 원인이 무엇인가. 바로 초고강도 노동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노동조합은 폐암을 포함하여 각종 산재의 위험에 노출된 학교급식노동자의 상황을 알리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다면 골병에 시달리던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이제는 죽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또한 노동조합은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산재로 고통받지 않고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적정인원을 배치해 달라고! 아플 때 쉴 수 있게 대체인력을 투입해 달라고! 환기시설을 개선해 달라고! 그토록 처절하게 외쳤다. 그러나 교육당국과 정부는 어떠했나! 노동자의 절규를 외면했고 현재까지도 산재예방에 대한 근본 대책이 미비하다. 그나마 노동부에서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가이드라인에 따라 환기시설을 개선하고 있는 곳은 일부 교육청에 불과하다. 수년간 지속한 노동조합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교육당국이 우리를 외면했고 그동안 5명의 학교급식노동자가 사망했다! 노동조합의 경고와 대책 마련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토록 안타까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아주 간단하다. 정부는 산재예방을 위해 학교 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확립하고 학교급식실에 적정인원을 배치해야 한다. 대체인력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학교급식실의 산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노동강도를 완화하는 것이 최선임을 정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골병에 폐암에 초고강도노동으로 죽어나가는 학교급식노동자의 현실 때문에 학교현장에서는 퇴사자가 줄을 잇고 있고 이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교육청들은 대체인력도 못 구하고 신규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을 정부는 알고 있는가. 알고도 내버려 둘 것인가. 이대로라면 죽음의 급식실에서 누가 아이들을 위해 학교급식을 책임지려 하겠는가.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가 산업재해 예방 강화 및 기업 자율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지원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업종 맞춤형 산재예방을 지원한다고 했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요구가 국정과제와 과연 다른가? 그렇지 않다. 정부는 이제라도 학교급식노동자의 산재사망을 막기 위해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보물에 “혼자 식사하지 않을 것.” 그리고 “나이, 가치관, 여당, 야당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과 한 끼 밥 먹으며 편안한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할 수 있다면 점심도 두 끼, 저녁도 두 끼를 먹겠다.”고 국민과 약속한 바 있다. 이 약속이 새빨간 거짓말이 아니었다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 한 달 만에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을 거라면 대통령은 대화에 나서라. 노동조합은 고인이 된 5명의 학교급식노동자의 영정사진 앞에서 기자회견 참가자들과 대통령이 한 끼 점심을 먹으며 대화할 것을 제안한다. 오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언제든 대통령과 밥 한 끼를 하면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이번에도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우리 학교급식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골병으로 시달리지 않고 죽지 않기 위해 7월 2일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궐기를 시작으로 정부와 교육당국이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