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급식을 멈춘 것은 누구인가!
학교급식노동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왜곡보도를 규탄한다!
급식노동자의 준법투쟁은 정당한 쟁의권 행사다!
노사갈등을 키운 학교 측의 책임부터 제대로 보도하라!
노조혐오로 본질을 뒤집는 왜곡보도를 중단하라!
대전 둔산여고에서 벌어진 노사갈등을 두고 일부 언론이 또다시 익숙한 방식으로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왜 준법투쟁과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는 지운 채, 마치 학교급식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학생들의 밥을 볼모로 잡고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다.
둔산여고의 노사갈등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기습 파업’이 아니다. 노동조합은 이미 2024년부터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을 이어왔고, 해결되지 않는 현장의 문제를 두고 수차례 면담과 중재를 요구해왔다.
그럼에도 둔산여고 학교장은 노동조합의 거듭된 면담 요청과 갈등 해결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특히 수백 명의 학생이 석식을 이용하던 학교에서 노동자들이 하루 부분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석식 운영 중단을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였다.
사실관계를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
노동조합은 2025년 3월 27일 둔산여고에 준법투쟁을 사전 통지했다. 3월 31일 아침 관리자가 석식 시간에는 준법투쟁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를 제지하자 노동자들은 이에 항의해 당일 하루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3시 30분경 파업을 종료하고 다음 날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학교 측은 노동자들의 업무복귀 의사에도 불구하고 석식 운영을 중단했다. 단 하루의 파업을 이유로 '급식의 질적 저하가 예상'된다는 구실을 들어 석식 업무를 전면적으로 중단한 것은,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인 공격적 직장폐쇄에 해당한다. 공격적 직장폐쇄는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에 처해지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둔산여고 학교장은 노동청에서 공격적 직장폐쇄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 검찰 송치 후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았다.
노동3권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다. 사용자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준다거나 노동조합의 활동을 지배·개입하고 무력화하려 한다면 그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존중해야 할 사용자가 법을 위반했고, 그 과정에서 노사갈등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 이번 사태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사실이다.
학교장은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평소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뱉었으며, 석식 중단 이후에도 노동조합의 재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 갈등은 하반기 전면적인 파업 상황으로까지 확대됐다. 학교장은 이후 교육청의 중재 노력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으며,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에 대한 전보 논란까지 이어졌다.
이와 같은 과정을 돌이켜보았을 때,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노사갈등이 장기간 악화된 데에는 학교장의 과도한 적대적 노사관계 대응과 갈등관리 실패, 불법행위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 그 결과로 학교 구성원과 학생들까지 불편을 겪게 된 것이지 결코 노동자들의 적법한 쟁의행위가 원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이러한 과정은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학교장을 일방적인 ‘피해자’로 감싸고, 급식노동자들은 ‘학생들의 밥을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한 가해자’로 묘사하고 있다. 기막힌 프레임 전환이다.
일부 언론은 왜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준법투쟁에 나섰는지 묻지 않았다. 왜 파업까지 갈 수밖에 없었는지, 노동자들이 업무복귀 의사를 밝혔는데도 왜 석식이 재개되지 않았는지, 노사갈등을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학교장은 무엇을 했는지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특히 일부 보수언론이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해 ‘학생을 볼모로’, ‘황당요구’ 등의 표현을 반복하며 노동자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를 의도적으로 대립시키며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학내 구성원들을 이간질하려는 여론몰이일 뿐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사실관계를 선택적으로 편집해 여론을 왜곡하는 보도와 반복적인 허위·편파보도에 대해 가능한 모든 대응을 검토할 것이며,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을 엄중 경고한다.
노동자의 노동권과 학생의 권리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학교급식을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만들고,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 정당한 임금과 노동권을 보장해 지속가능한 학교급식을 만들자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지극히 정당하고 상식적이다. 급식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해야 비로소 학생들의 급식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는 언론에 촉구한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이 왜 쟁의행위에 나섰는지 그 원인부터 제대로 보도하라.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학생 급식을 위협하는 행동’으로 왜곡하지 말라.
노동자들이 업무복귀 의사를 밝혔음에도 석식 운영이 재개되지 않은 과정과 교육당국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라.
사실관계를 선택적으로 취사선택해 학교장을 피해자로, 노동자를 가해자로 뒤바꾸는 노조혐오 보도를 즉각 중단하라.
교육당국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교육당국은 이번 둔산여고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점 - 단위학교 관리자의 노동법과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낮은 점, 불필요하게 노사관계의 갈등을 키우는 행동 등 - 에 대하여 면밀하게 살피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장은 교육전문가지만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전문가가 아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리자들에 대한 노동관계법 교육과 관리·감독 시스템을 강화하기 바란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은 학생들의 건강한 한 끼를 책임져온 노동자이자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당당한 주체다. 다시는 학교 현장에서 노동3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기 바란다.
우리는 노조혐오와 왜곡보도에 굴하지 않을 것이다.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고, 정당한 노동권을 지키고,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학교급식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당당히 싸워나갈 것이다.
2026년 8월 12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